[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① 관저마을신문사 최순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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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① 관저마을신문사 최순예 대표
  • 대전마을미디어
  • 승인 2019.12.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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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변화를 이끄는 힘! 마을미디어!"

- 순화과 공생의생활경제공동체를 꿈꾸다
-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유쾌한 조우
- 주체적인 주민, 스스로 성장하는 활동가

# 변화를 꿈꾼다면 마을로 가자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마을의 이야기를 주민 스스로 이야기하겠다는 것입니다. 활동의 목적은 지역사회 변화에 있죠. 주민이 마을의 주체로 바로 서고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어야 변화도 가능합니다. 신문에 참여하는 주민이 많아지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죠.”
  관저마을신문사 최순예 대표는 신문이 지역사회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민이 원하는 뉴스를 다뤘는지, 주민이 신문제작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있는지를 중요한 가치 척도로 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변화를 꿈꾼다면 마을로 들어가야 하고, 주민 간 소통을 원한다면 미디어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6만이 넘는 인구, 평균연령 38세, 주민의 9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계획도시. 관저동은 대전을 대표하는 젊은 도시, 교육인프라가 잘 갖춰진 신흥 개발지역으로 꼽힌다. 서구의 서쪽, 원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약간은 소외됐다고 여기지만 그래서 공동체성이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교육과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았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이 버거운 부부들은 공동체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워보자는 논의가 무르익었고, 자연스럽게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최순예 대표도 도서관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도서관이 생기자 청소년교육공동체도 활기를 띠었다. 생애주기별로 관심사는 달랐지만 ‘관저동’을 ‘모두의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 공감하는 주민들은 점점 늘어났다.
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저공동체연합 네트워크조직이 꾸려졌다. 14년의 역사를 간직한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청소년교육공동체 꿈앗이, 서구청소년드림오케스트라, 품앗이생협, 한살림, 관저 올래 프리마켓, 모두의 마을미디어협동조합이 서로서로 맞손을 잡았다. 모두의 마을미디어협동조합에는 관저마을신문사와 올해 시범 운영한 관저FM, 통합놀이학교 다동, 절전운동을 하는 모두의 에너지 자립마을학교가 함께 하고 있다. 관저공동체연합 네트워크의 희망은 마을을 학교로 만드는 것이다.

 

# 다섯 개의 협동조합 다섯 개의 NGO

마을학교의 꿈은 미디어를 통해 영글고 있다. 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참여와 변화다. 참여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 미디어다. 언론이 건강하게 기능하려면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와 공약 검증에 나서고,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치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다뤘다. 주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을신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는 교육이다. 열정적인 부모들은 각자의 정보와 품을 내어놓으며 마을을 교육공동체로 만들길 희망했다. 공동체 관련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기도 하고 어린이 기자단을 꾸려 아이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통해 사회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신문의 콘텐츠는 풍성해졌다. 신문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 뚜렷한 계획이 뒷받침된다면 발행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서관 운동을 할 때 인디언 속담을 인용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어른도 다르지 않다. 한 사람의 아픔을 마을이 끌어안아야 한다. 개인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면 구조를 바꾸는 것도 주민의 몫이다.
관저동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어린이도서관, 마을미디어가 소통의 길을 내는 역할을 했다면 최근엔 사회적경제 영역과 마을 공동체들이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순환과 공생의 생활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민공유공간 ‘모두’를 마련할 때도 품앗이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역할이 컸다. 품앗이생협은 1만5천명의 조합원과 주민들이 출자해서 매입한 건물의 일부를 조건 없이 마을에 내줬다. 다섯 개의 협동조합, 다섯 개의 비영리단체가 뜻을 모으자 마을의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 놀면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뉴스하라

“마을은 변화의 시작, 미디어는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열심히 마을에서 놀아야 하고, 공부해야 하고, 일(활동)하면서 미디어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을과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묻자 돌아온 최순예 대표의 말이다. 일·놀이·학습이 어우러진 삶은 가능하다. 최순예 대표의 허스토리(herstory)가 그랬다.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였다. 2006년 대전에서 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운동이 한창일 때 6개월간 학습모임에 참여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도서관에 대한 절실함이 더 커졌다. 설문지를 돌리면서 주민들을 만났다. 마침내 관저동에도 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당시 마을에 깃든 어린이도서관은 열 곳이 넘었다.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가 만들어졌고 사무국장을 거쳐 대표까지 맡았다. 대덕에서 마을미디어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뜻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가진 관저마을신문의 폐간 위기 소식을 접하고 마음을 돌리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부터 시작해보자. 그렇게 2017년 하반기 관저마을신문의 운영을 맡았다.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발행을 책임질 테니 편집을 책임져 달라고 했을 때 손을 잡아준 분이 있어 가능했어요. 모두의 책 협동조합 김진호 대표님께서 편집장을 맡아주셔서 지금 이렇게 관저마을신문이 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마을미디어 활동가가 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교육과 학습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것이다. 리더가 되고 보니 학습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관계는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병들거나 늙기도 했다. 단절할 수밖에 없는 관계, 사망선고를 내려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책도 읽고 교육도 받고 학습도 했지만 가장 위로가 된 것은 마음공부였다. 그러면서 성장했다. 일이 놀이가 되고, 학습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을 체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섯 개의 협동조합과 다섯 개의 비영리단체가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방법을 최순예 대표는 꾸준한 학습에서 찾았다. 놀면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뉴스하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저와 우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관저마을신문사는 올해 ‘마을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했다. 신문뿐만 아니라 라디오를 통해서도 주민들의 소식을 전하고 청소년기자단을 구성해 건강한 청소년문화 만들기에 앞장섰다. 관저동 마을미디어 기자단, 복지관, 관저동공동체, 대전시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네트워크 조직을 구성해 공공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에 어떤 미디어가 필요한지, 꿈꾸는 마을은 무엇인지, 개인은 어떤 활동을 하며 마을과 만날 것인지 등 마을미디어의 정체성과 운영원칙을 만들었다.
“마을주민들은 서울 중심의 문화와 정책에 관심이 없어요. 지역의 자생적이고 독창적인 문화에 관심이 많죠. 관저마을신문과 관저FM을 통해 한 발 더 가까이 주민들 곁으로 다가가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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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19 대전미디어를 개합니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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