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을을 넘어 공동체로 ① 농중일기 임현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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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을을 넘어 공동체로 ① 농중일기 임현구 대표
  • 대전마을미디어
  • 승인 2019.12.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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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농중일기 쓰는 청년 농업인단체 '둥구나무'"

- 담담하게 농촌·농업 현장 소개, 구독자만 900명 넘어
- 시설포도 발상지서 전국 천 포도 출하 명소로 알려져
- "마을미디어는 청년농업인의 둥구나무다"

  농업과 농촌 자원을 재생산하고 농업의 어메니티(amenity)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가 있다. 마을에 오래된 둥구나무처럼 농업인들의 커뮤니티 쉼터가 되길 바라는 청년들. 농업 회사법인 둥구나무는 그렇게 2017년 5월 단체의 깃발을 올렸다. 유튜브에 ‘농중일기’를 소개하며 농촌문화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는 청년들은 미래 농업의 주역인 청년들이 어떻게 농업 현장에서 희망일기를 쓸 수 있는지 교육을 통해, 미디어를 통해 담담하게 기록해 나가고 있다.

 

# 시설포도 발상지에서 포도농사를 짓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의 등지는 대전시 동구 산내동에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농장 앞에 오래된 둥구나무가 있었다. 동네 주민들의 핫 플레이스였던 곳, 지금은 사라진 공유 공간을 되살리고 싶어 농장을 시작했다.
  산내동은 임현구 대표의 고향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포도가 생산되는 시설포도의 발상지. 이곳에서 대전의 특산품인 씨 없는 포도(품종 델라웨어)를 주력으로 재배하고 있다. 난방을 통해 인위적 재배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포도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땅값 상승으로 도시 근교 농업이 쇠퇴하면서 대전을 대표하던 동구 지역 포도농사도 급격하게 설 자리를 잃었다. 우선 농사를 지을 젊은이들이 않지 않았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임현구 대표가 고향으로 돌아와 포도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했을 때에도 기대와 격려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전의 포도가 이렇게 살아 있다.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미디어라고 생각했고요."
  대학 때부터 창업동아리 활동을 했다. 동아리 리더로서 다양한 실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실패도 겪었다. 경험은 자신감으로 축적됐다. 창업동아리를 꾸려 활동할 당시 함께 했던 친구들이 저마다의 뜻을 품고 의기투합했다. 임현구 대표를 비롯해 연구파트 2명, 교육담당자 1명이 결합했다. 농업 정교사 자격증이 있었기 때문에 교육 서비스에 특히 자신감이 있었다. 1차 생산을 넘어 2차 가공, 교육농장까지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갔다. 청년 농민이 농업의 희망으로 주목받던 시절이었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을 노크할 수도 있었다. 지원 인프라는 풍성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지역 농업인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질 높은 교육에 나서면서 청년 농업인단체 둥구나무의 활동과 취지도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 농업종합편성채널 '농중일기'를 아시나요?

  둥구나무 활동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농업이 재미없다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 끊임없는 반복 작업이 농업이라는 편견, 농약을 주고 수확을 하는 지루한 과정이 농업이라는 편견을 뿌리 뽑고 싶었다. 농업의 가치를 흥미진진하고 액티브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채널이 유튜브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발하게 하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통해 농중일기를 선보이는 것도 농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가 만드는 농중일기 구독자는 이미 900명을 넘어섰다. 임현구 대표는 ‘‘농촌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썩 괜찮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왜 농업이냐고 물으니 농업을 전공했기 때문이라는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법대 나오면 변호사가 되고, 의대를 나오면 의사가 되고 농대를 나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농대를 나왔으니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신념을 실현하고 싶었고, 농업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 농부가 되겠다는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 구성원들은 지금도 석사 및 박사과정을 밟으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와 네트워크가 지역 농업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말한다.
"농촌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입니다."

 

# 산내동 농민들이 카메라를 든 까닭은

  둥구나무 활동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청년 농업인과 중장년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이다. 산내동 농업인들에게 스마트폰으로 혹은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을 하며 농업에 대해 농촌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카메라를 든 농민이 증가하고, 농업 콘텐츠가 많아지면 유튜브를 활용한 농업종합편성채널의 꿈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기대만큼 성과가 나진 않았다. 대박 콘텐츠라고 생각했지만 구독자 수는 더디게 증가했다. 더 많은 농민들이 농업에 대해 발언하면 어떻게 될까? 흥행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고 참여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각자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브이로그가 많아지면,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증가할 게 분명했다.
  둥구나무 청년들은 더 많은 청년들이, 농민들이 카메라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딱 3년만 버텨보자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리고 마침내 3년이 됐다. 농업인 브이로그 제작 프로젝트는 3년 차 둥구나무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꾸준히 영상을 올려야 하는 이유가 생겼고, 교육을 받은 농민들이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제2, 제3의 둥구나무 탄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메라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이 각자 찍은 영상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잠잠하던 카카오톡 단톡방도 열기를 더해갔다. 정보교류, 커뮤니티 활성화, 농업 공동체 활성화라는 목적에도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 마을을 넘어 공동체로, 산내 농업인 네트워크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가 포도 농사를 짓는 일 이외에, 농민회를 조직해 교육을 하고, 외부인을 초청해 팜파티를 여는 배경에는 농촌문화 재창출이라는 큰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농장과 선도농업인들이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내용의 교육을 많이 한다면, 둥구나무는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곳에선 흔한 잡초도 화폐가 된다. 혐오시설일 수 있는 공동묘지는 할로윈 파티를 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장소다. 있는 그대로의 농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농촌에서의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상향식 참여형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때문에 둥구나무에서 이뤄지는 농업 및 농촌체험은 모두 참여자 중심으로 구성된다. 시작은 산내동이지만 농업인 네트워크는 전국을 지향하고 있다. 산내포도농업인의 날에 함께 하는 농민은 40명 정도 대전 포도의 건재함을 알리고 싶었다. 구상은 않았다. 포도나무로 미로를 만들어 탐험하듯 포도수확을 할 수 있도록 재미요소를 결합하고 싶었다. 상상이 현실이 되진 않았지민 둥구나무 청년들은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매달 축제가 열리는 테마농장, 콘텐츠가 풍성한, 지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농장을 추구하고 있다.
  3월에는 벚꽃, 4월에는 문학과 글쓰기, 5월에는 가정, 6월은 호국보훈, 7월엔 견우직녀가 만나는 청년농업인 미팅, 8월에는 광복절, 9월에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추석 명절 나기, 10월부터 11월은 할로윈 파티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을미디어는 둥구나무입니다"

  주변의 반대 속에 시작했지만 더 이상 둥구나무의 도전과 실험을 무모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청년 농업인들의 자신감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미디어라는 매개가 농민과 주민을 잇는 둥구나무가 돼 주고 있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농업 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생각보다 큽니다. 마을미디어는 청년 귀농·귀촌인들과 중장년 농업인들을 자연스럽게 섞이게 하는 좋은 매개라고 생각해요. 미디어 활용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장년층의 삶을 주목하고 제작기술을 알려주고 농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죠. 농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유튜브 채널 농중일기는 농업과 농촌을 주제로 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초청 강연도 줄을 잇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증일기를 제작하는 농부는 더 늘어날 것이다. 농업 공동체가 살아나면 농촌도 회복될 것이다. 올해로 3년째. 빨라도 6월에나 맛볼 수 있는 포도를 4월로 앞당겨 출하하고 있는 둥구나무는 대전 특산물로서 포도의 명성을 다시 한번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수종을 변경해 샤인미스켓 청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출하될 것이다. 인근 농업인들과 운영하는 산내포도농업인의 날은 대전 포도농가의 커뮤니티와 결속력을 높여주고 있다. 임현구 대표의 꿈은 둥구나무를 지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농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테마농장도 꿈꾸고 있다. 포도 하면 대전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험은 무르익고,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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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19 대전미디어를 개합니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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