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③ 도안마을신문 백승민 대표
상태바
[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③ 도안마을신문 백승민 대표
  • 대전마을미디어
  • 승인 2019.12.30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웃이 따뜻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마을"

- 학생기자·지역주민 교육·문화 사업 전개
- 갑천을 걷자, 가족과 거닐자 행사 주최
- 풀뿌리마을언론으로 주민자치역량 강화

 

# 삭막한 신도시에서 찾은 소중한 이웃

  20년 전, 논과 밭이 있던 자리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대전 서구 도안동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유성구 원신흥동과 서구 도안동이 맞닿은 이곳을 사람들은 도안신도시라고 불렀다.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됐지만 낯설고 삭막한 분위기는 지워지지 않았다. 과연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까. 마을은 마을다워질 수 있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소소한 일상을 나눠보면 어떨까?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2014년 9월 도안마을신문이 창간했다. 설립목적은 이웃이 따뜻한 도시마을, 아이들이 행복한 성장환경, 주민자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도안마을신문이 나오자 주민들은 지지와 관심을 보냈다. 비영리단체인 마을신문을 위해 주민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설립 5주년이 지난 지금, 도안마을신문을 후원하는 주민은 100명이 넘는다. 오롯이 신문만 운영해서는 유지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학생기자교육을 하고 배움사랑방을 운영하며 회원을 늘렸다. 전담인력을 두고,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주려면 고정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마을 주민들의 봉사와 헌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일이다.
  대전시 공모사업은 도안마을신문의 존재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2017년과 2018년 2년 동안 대전시의 ‘이웃과 함께 갑천과 함께’ 사업에 선정되면서 ‘갑천을 걷자, 가족과 거닐자!’를 주최했다. 시민들은 도안마을신문을 통해 갑천을 더욱 가까이 만났다. 지금도 도안마을신문 회원들은 자발적인 주민모임을 통해 주말 아침마다 갑천을 걷고 있다.

 

# 마을은 삶터, 미디어는 공감의 장

  마을미디어의 매력은 작지만 확실한 감동에 있다. 신속성도, 기성언론이 갖춘 무게감도 기대할 수 없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는 도안만의 콘텐츠를 다룬다는 것이 매력이다. 얼마 전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문제로 마을이 시끄러웠을 때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매체는 도안마을신문이 거의 유일했다.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자 결속도 끈끈해졌다. 삶터를 공유하는 사람들, 그들을 우리는 이웃이라고 불렀다.
  마을이 삶터라면 미디어는 공감의 장이다. 공통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법을 찾으면서 주민들은 공감대를 키웠다. 초대 대표였던 원신흥동 허광윤 동자치지원관이 아파트 이웃이면서 고향 친구인 백승민 대표를 마을신문에 추천했고, 배움사랑방과 학생기자 교육으로 인연을 맺었던 구성원들은 또 다른 이웃을 초대하며 도안마을신문의 네트워크를 풍성하게 했다.

  일을 하며 새삼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백승민 대표는 마을미디어를 정의해달라는 요청에 의리라는 단어를 꺼냈다. 학생위원장을 맡아 학생기자 교육을 지원했던 홍경진 위원장은 “일이 힘들어 빠져나오고 싶지만, 사람이 좋아서 나올 수 없는 늪과 같다”고 표현했다.
  도안마을신문의 캐치프레이즈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신문’이다. 박춘걸 운영위원은 다양한 이웃들을 만나며 삶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고백했다. 마을에 대한 고민은 저마다 다 달랐지만 건강한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었다. 사람이 모이자 꿈도 커졌다. 각자의 재능을 마을에서 풀어내면 존중과 배려를 가르치는 마을학교도 가능할 것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시작해보면 어떨까. 내 아이를 돌보듯,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듯 말이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허허벌판에 세워진 삭막했던 도시에서 ‘따뜻한 마을’을 만들겠다고 깃발을 올린 지 5년이 넘었다. 발행 횟수가 증가하면서 공동체의 체감 온도도 높아졌다. 공론 장이 마련될수록 마을신문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온기가 깃들었다. 도안에서 더 이상 삭막함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올해 도안마을신문은 학생기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진행했다. 누군가는 현장 취재를 통해 르포를 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칼럼을 썼으며, 누군가는 미담을 소개했다. 현직교사인 강용성 편집장은 기획에서 편집까지 전 과정을 지휘했다. 취재가 가장 재미있다는 학생기자들은 교육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참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토론수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게 하고, 그것을 말과 글로 표현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생기자를 도안마을신문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는 운영위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어떤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인격체로 성장시키는 것이 도안마을신문이 추구하는 학생기자 교육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

.

.

본 인터뷰는 『2019 대전미디어를 개합니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김정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마을미디어 활동가, 한자리에 모이다!
  • 용운동에 현대자동차정비공장 이전 주민은 몰라 분통
  •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 이전 논란에 동구·현대 해명
  • (온라인)짧고, 굵게 배우는 마을라디오 제작 수강생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