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⑤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 김주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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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험을 나누다 ⑤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 김주석 대표
  • 대전마을미디어
  • 승인 2020.01.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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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벌집, 기자는 꿀벌, 신문은 사람향기"

- 자양동의 역사와 사람 향기를 담다
- 같은 고민과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 세대 격차를 극복하고 모인 사람들
- 우리동네 추억여행, 역사바로세우기

# 마을의 안전을 고민하며 창간한 신문

  대전시 동구에 위치한 자양동은 초·중·고등학교에 우송대학교까지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어 교육의 도시로 불린다. 유동인구의 상당부분을 젊은층이 차지하고 있다. 오랜 기간 터를 잡고 살아온 노년층과 젊은층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자녀를 둔 중장년층 비중이 적다. 사람향기 협동조합 김주석 대표는 1991년 자양동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만 해도 1천500명이나 북적이던 초등학교 전교생은 10분의 1 수준인 150명으로 줄어들었다. 마을은 빠르게 활력을 잃었다. 세대 간 격차, 안전문제가 마을의 큰 걱정거리로 자리잡았다.
  당시 김주석 대표는 마을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자녀안심학교보내기운동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자녀안심협의회에서 공모사업으로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 자동센서 가로등 설치, 비행기 활주로처럼 바닥에 불이 들어오는 골목길, 안심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안전지도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더 많은 사람들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대전시가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공모했다. 마을주민 18명이 신문을 만들겠다고 응모해 사업을 따냈다. 출발은 의욕적이었다. 대전발전연구원에서 발기인대회 겸 창단식을 갖고 기자교육을 진행해 2013년 9월 1일 창간호를 펴냈다. 한 해가 지나니 지원금이 끊겼다. 제작비 자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찾은 대안이 협동조합이다. 발기인 가운데 일곱 명이 공동 출자를 했고, 2014년 사람향기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모두 세 차례 기자교육을 통해 마을기자를 양성했다. 교육을 들었던 주민만 100명이 넘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주민은 10명 내외다.

 

# 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100인 원탁회의

  자양동 마을에 대한 김주석 대표의 애정은 각별하다.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지원한 마을계획수립사업에도 응모해 주민들로부터 마을의 문제를 도출하고 희망사항을 수렴했다. 100인 원탁회의와 마을 총회는 가슴 뛰는 경험이었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거침없는 의견이 쏟아졌다. 마을 자원 조사도 했다. 주민들은 다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 축제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공유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중화장실 설치, 쌈지공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실제 축제가 진행되기도 했다. 10월 2일 자양동에서는 여느 마을축제와 다른 아주 특별한 축제가 펼쳐졌다. 동네 잔치였던 과거 초등학교 운동회를 떠올렸다. 동광초등학교와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이 공동으로 운동회와 축제를 결합한 이색 잔치를 열었다.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이 많다보니 축제 음식도 풍성했다. 세대를 초월하고 계층을 초월했다.
“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자양동의 뿌리 찾기였어요. 옛날 자양동의 모습, 옛 지명을 조사해 마을주민에게 선보이고, 잘못된 이름은 바로잡을 수 있도록 역사바로세우기 캠페인을 벌였어요. 자양동의 과거와 협재를 알 수 있는 과정이었죠. 사진들은 동사무소에 기증했어요. 역사愛빠지다, 우리동네추억여행 등의 이름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죠.”

 

# 마을신문이 소식지는 아니잖아요?

  정보 공유가 마을신문을 발간하게 된 가장 큰 목적이지만 좋은 내용만 다루는 소식지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주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이슈라면 눈치 보지 않고 취재하고 보도해야 한다는 것이 사람향기 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듣기 불편한 지적을 할라치면 피드백이 좋지 않았다. 미리 얘기해주면 개선할 텐데 신문에 기사를 냈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마을 계획을 수립해야 할 주민자치회가 폐쇄적인 계모임처럼 운영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언제나 개인적인 의견은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익을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당당했다. 김주석 대표는 마을신문이 단절된 이웃 관계도 새롭게 회복시켜줄 것으로 믿고 있다. 얼굴을 알고 지내면 다툼도 적을 것이다. 사람이 마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다소 긴 제호를 정하면서도 망설임이 없었다.
“보통 동네 이름을 따서 신문 제호를 정하는데 저희 생각은 달랐어요. 꽃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사람향기는 만 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를 널리 전해보자는 뜻에서 다소 길어도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으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사람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의 역사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분들을 찾아 인터뷰하면서 마을과 사람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는 공공형 자전거 타슈를 유치한 일이다. 대전시가 70곳이 넘는 장소에 자전거 정류소를 만들어 공공형 자전거 서비스에 나섰지만 동구는 10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양동과 대동은 혜택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기사를 썼다. ‘당신은 탔슈? 우리는 못탔슈!’. 가양동 남간정사 인근에 공원도 있고 우송대와 우송정보대를 비롯해 대전역도 가까운데 정작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 타슈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보도가 나가자 시청 관계자가 한달음에 찾아왔다. 당장은 예산이 없지만 확보하는 대로 설치해주겠다고 했다. 기사를 써도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줄 알았다. 신문 기사는 마을 주민만 보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때 깨달았다. 누군가 주목하고 있구나. 신문을 읽고 있구나. 열심히, 제대로 지적하고 써야겠다.

 

# 대전 동구 마을미디어지원조례의 탄생

  깨어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정책을 변화시켰다. 제작비 부담을 덜기 위해 마을미디어지원조례 제정을 건의했고, 2018년 마침대 동구 마을미디어지원조례가 만들어졌다. 비알뉴스, 판암골소식,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 이외에도 용운마을신문, 가양2동 마을신문이 기자교육을 받으며 창간호를 준비하거나 창간했다. 동마다 마을미디어가 뿌리내리려면 재정과 교육 지원이 절실했다. 풀뿌리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은 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마을주민들과 학생기자들은 이번 미디어 교육을 통해 마을신문이 필요한 이유, 탐방, 기사쓰기 방법을 익혔다. 마을미디어를 한다는 것은 마을의 문화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김주석 대표는 유학생과 다문화가정이 많은 자양동의 특징을 살려 세계의 음식을 소개하는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유식당 내지 카페를 만들어 창출되는 수익금으로 신문을 만들고 원고료도 지급하는 상상을 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에선 기자들을 꿀벌이라고 부른다. 마을은 벌집이다. 기자들은 저마다의 향기를 간직한 사람들과 마을의 역사 향기를 채집해 만 리를 갈 수 있는 사진과 글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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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19 대전미디어를 개합니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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