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 준비
카카오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2025년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뱅크의 최고재무책임자 권태훈은 디지털 자산 발행 및 수탁을 포함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비스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전략은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 카카오그룹 산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인프라 경험 기반
카카오뱅크는 이미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에 있어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지난 3년간 실명 계좌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고객확인(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요건에 기반한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주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에 참여해 디지털 지갑 생성, 자산 교환, 송금 등 다양한 기능을 시험한 바 있다. 권 CFO는 이러한 경험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에 있어 기술적·규제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상표 출원 통해 시장 선점 시도
카카오뱅크는 한국 지식재산권 정보서비스(KIPO)에 BKRW, KRWB 등의 브랜드 명칭으로 다수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 상표는 암호화폐 거래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디지털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표 등록이 곧 서비스 출시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향후 진출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 변화 따른 금융권 움직임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권의 변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2024년 6월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는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며 가상자산 혁신을 적극 지지해 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국민은행 등 9개 주요 은행이 2026년까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검토하거나 상표 출원을 마친 상태다.
KRWIN 시범 출시…제도 실험 본격화
2025년 8월 5일에는 핀테크 기업 팬씨(fanC)와 디지털 인프라 기업 이니텍(Initech)이 공동으로 개발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KRWIN’이 시범적으로 출시됐다. 해당 토큰은 1:1로 원화에 연동되어 있으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과 정부의 규제 실험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뱅크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
권태훈 CFO는 “디지털 자산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지갑 개설, 자산 교환, CBDC 실험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 대상 실명 계좌 제공과 KYC, AML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약 2,586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3월 기준 운용 자산 규모는 약 464억 7천만 달러에 달한다.
주가 반응은 제한적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출원 소식이 전해진 직후 카카오뱅크 주가는 3만 400원(약 22.60달러)에서 3만 7,000원(약 27달러)까지 급등하며 약 19.3%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계획이 발표된 날인 수요일에는 주가가 장중 20.10달러까지 올랐다가 19.43달러로 마감했다. 목요일에는 소폭 상승해 0.93% 오른 19.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관심 확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기업과 국가들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자산 플랫폼 파이어블록스(Fireblocks)의 5월 14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기관 투자자의 90%가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러시아 재무부는 4월에 정부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개발 계획을 시사했으며, 아부다비의 주요 3개 기관은 디르함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