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업용 가스 및 서비스 다국적 기업인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국내 3위 산업용 가스 공급업체인 DIG에어가스(DIG Airgas Co.)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 계약(SPA)을 맥쿼리자산운용(Macquarie Asset Management)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약 4조 원(미화 29억 달러)이 넘는 규모의 빅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인수

에어리퀴드는 이번 인수가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투자임을 강조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에어리퀴드는 주요 성장 시장인 한국에서 이상적인 입지를 확보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뛰어난 혁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청정에너지, 모빌리티와 같은 핵심 분야에서 차세대 발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에어리퀴드는 양사의 사업 영역과 활동이 완벽하게 상호 보완적이며, DIG에어가스가 이미 약 20개에 달하는 확보된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에어리퀴드는 그룹의 견고한 재무 건전성, 시너지 활용 능력, 그리고 글로벌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를 잡았으며, 인수 통합 후 1년 이내에 그룹의 순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DIG에어가스 임직원들이 에어리퀴드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주요 고객 및 파트너사들과의 신뢰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한국 경제 발전에 대한 그룹의 장기적인 의지를 재확인하고, 아시아 및 글로벌 전자 산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치열했던 인수전과 가격 협상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장기간에 걸친 경쟁 입찰 끝에 성사되었습니다. 에어리퀴드는 뉴욕 기반의 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과 글로벌 대체 투자사인 스톤피크(Stonepeak) 등 유수의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여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매각의 주관사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맡았습니다.

매각 측인 맥쿼리와의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당초 맥쿼리는 5조 원에 가까운 매각가를 희망했으나, 에어리퀴드는 DIG에어가스의 단기 실적 약세를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감소와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부문 구조조정이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종적으로 양측은 4조 원대 초중반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0년 만의 귀환과 향후 과제

이번 DIG에어가스 인수는 에어리퀴드가 2014년 대성산업가스와의 합작법인(JV) 지분을 매각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0년 만의 복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1979년 설립된 해당 합작법인이 바로 DIG에어가스의 전신입니다. 이후 DIG에어가스는 2017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 8천억 원에 인수되었고, 2년 후 맥쿼리에 2조 5천억 원에 매각된 바 있습니다.

에어리퀴드는 지난해에도 에어퍼스트(AirFirst Co.) 지분 30%와 에어프로덕츠코리아(Air Products Korea)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지속적인 석유화학 시황 부진과 정책 주도 구조조정의 위험이 향후 통합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분석가들은 추가적인 가격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으며,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 다른 매물이 시장에 다시 나올 경우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은 린데코리아(Linde Korea Co.)가 1위,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DIG에어가스는 3위입니다. DIG에어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LED 분야에 사용되는 질소, 헬륨, 산소 등 특수 가스를 생산하며,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