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리그에 새롭게 도입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가 각 구단의 마운드 운용에 꽤나 흥미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소 6주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부상 선수가 발생했을 때 임시 대체자를 쓸 수 있게 된 이 규정을 가장 쏠쏠하게 활용 중인 곳은 단연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 구단은 금요일, 기존 선발 맷 매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호주 출신 좌완 잭 오러플린과 두 번째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오러플린은 7월 16일까지 6주간 10만 달러를 추가로 품에 안게 됐다.
지난 3월 16일 처음 사자 군단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그의 입지가 지금처럼 탄탄했던 것은 아니다. 5만 달러 규모의 첫 6주 계약 기간 동안 28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7개를 솎아내긴 했지만, 볼넷 12개를 내주고 2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삼성은 4월 30일 3만 달러에 첫 번째 연장 계약을 안겨주며 한 번 더 기회를 줬고, 오러플린은 5월 한 달간 완벽한 피칭으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23과 3분의 1이닝 동안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4승을 쓸어 담았고 평균자책점은 2.70으로 뚝 떨어졌다. 탈삼진도 20개나 곁들였다.
오러플린이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켜준 덕분에 삼성은 현재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30승 18패 무승부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역시 3.94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짠물 마운드의 위력이 매섭다.
선두 삼성이 검증된 자원과의 동행을 택했다면, 두산 베어스는 같은 날 새로운 피를 수혈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화요일에 웨이버 공시된 이치로 타무라를 대신할 아시아 쿼터 선수로 23세의 젊은 일본인 좌완 타카다 타쿠토를 낙점한 것이다. 계약 조건은 연봉 7만 달러에 바이아웃 5만 달러가 포함된 규모다.
2021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던 타카다는 1군 무대인 NPB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은 NPB 산하가 아닌 마이너리그 격의 독립 구단 오이식스 니이가타 알비렉스에서 묵묵히 칼을 갈았다. 하지만 올해 폼만 놓고 보면 당장 실전에 투입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일본의 양대 마이너리그 중 하나인 이스턴 리그에서 올해 10경기에 등판해 4승 2패를 기록 중이며, 특히 평균자책점 1.75로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두산 프런트는 타카다가 합류 즉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줄 즉시 전력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고 무기인 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커터, 스플리터, 체인지업까지 4가지 구종을 입맛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타카다는 취업 비자를 비롯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선수단에 합류해 곧바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올 시즌 마운드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운데, 두 구단의 이 엇갈린 외인 투수 교체 카드가 여름 레이스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